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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

2023년 11월 회고

어느덧 2023년도 1달 남짓 남았고, 11월도 이제 마무리되어 가는 시점에 나의 첫 번째 회고글을 작성해보려고 한다.

11월에는 나에게 뚜렷한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지만, 그럼에도 변화의 기회가 된 순간들이 많았다.

 


우아한 테크코스 프리코스

 

우아한 테크코스 6기 모집 포스터

작년에도 지원하고 싶었지만, 졸업 작품 완성에 조금 더 집중하고 싶다는 생각에 작년에는 지원을 포기했었다. 졸업 작품 개발과 동시에 함께 지원했던 창업 프로그램의 최종 발표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여러모로 바쁘게 시간을 보냈던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고 생각을 해보니 "졸업 작품에 집중"이라는 이유는 핑계에 불과했던 것 같다.

좀 더 솔직해져 본다면 당시 익숙하지 않았던 자바와 어설프게 알고 있는 스프링 프레임워크를 가지고 웹 백엔드 개발을 하면서 어쩌면 스스로 한계를 만들고 comfort zone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깊은 고민과 수정을 반복하며 작성한 우아한 테크코스 지원서를 제출하고 지난달 19일부터 이번 달 15일까지 총 4주라는 기간 동안 프리코스에만 몰입하는 시간을 가졌다. 프리코스에 참여했던 시간은 졸업 후 혼자 독학을 하면서 학습했던 내용들을 다시 조립하고 '아는 것'에서 '쓸 줄 아는 것'으로 만들어 가는 시간이었다.

참고 자료 없이 개발하는 것이 힘들었던 내가 스스로 주어진 요구사항을 분석하고,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프레임을 작성하고, 이 뼈대에 하나씩 살을 붙여가며 코드를 작성하는 경험은 자연스럽게 미션에 몰입하면서 매주 학습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특히 소트웍스 앤솔러지에서 다루는 객체 지향 생활 체조 원칙을 최대한 지키기 위해 의식적으로 계속 떠올리며 미션을 구현하고 리팩터링 하는 과정에서 모호하기만 했던 "객체 지향"에 대해 조금은 이해가 되기 시작한 기회였다. (물론 이렇게 고민하며 미션을 수행했다고 해서 내 코드가 정말로 객체지향을 지키며 작성되었는지는 별개의 이야기이다😅)

자바 구현 능력을 기르고, "이펙티브 자바"를 펼쳐보며 자바에 대해서 조금 더 깊게 학습하는 기회가 된 것도 정말 좋은 경험이었지만 가장 중요한 변화는 따로 있었다. 

 

"차근차근"이 아닌 "필요할 때마다"

 

프리코스에 참여하면서 경험한 가장 큰 변화는 수동적인 학습 방식에서 벗어나, 필요할 때마다 부분적으로 학습하는 방식으로 변화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학습 방식이 동작하기 위해서는 매 순간 현재 공부하는 것에 대한 충분한 고민과 질문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내가 학습하던 방식은 순차적인 접근이었다. A라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 학습해야 할 것이 B와 C와 D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면, B와 C와 D를 온전히 학습한 상태가 된 뒤에 A라는 결과물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공부했을 때 가장 큰 문제점은 지식 습득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흥미를 점점 잃게 된다는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하품하며 강의를 "듣고만" 있는 나

그리고 A를 만들기 위해서 B는 필수적으로 배워야 할지라도 C와 D는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아닐 때가 많은 것 같다. 우선 동작 가능한 최소한의 기능만을 담고 있는 버전의 A를 만들고, 여기서 필요에 따라 C의 일부를 배우고, D의 일부를 배우고 적용하는 것이 공부에 흥미를 잃지 않고 꾸준하게 학습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프리코스에 참여하다 보면 프리코스 커뮤니티를 통해서 쏟아지는 새로운 정보들을 얻게 된다. "미션 구현도 어려운데 디자인 패턴을 적용한다고?",  "MVC 패턴은 알고 있는데 어떻게 적용하지?", "이펙티브 자바부터 읽어보라고?", "클린코드 책을 사서 처음부터 읽어봐야 하나?"

결국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페이스를 지키는 것이고, 미션을 구현하다 보면 필요에 의해 자연스럽게 디자인 패턴들도 공부하고 적용해 보게 되었던 것 같다.

 


여우와 포도

 

여우와 포도

아주 어렸을 적 읽었던 이솝우화 중에 여우와 포도라는 이야기가 있다(사실 읽었는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은데 워낙 유명한 이야기니까...😅)

배고픈 여우 한 마리가 먹을 것을 찾아 돌아다니다가 포도밭을 발견했다. 하지만 포도가 따먹기에는 너무 높은 곳에 달려있었다. 점프도 해 보고 나무를 타고 올라가기도 하는 등 아무리 애를 써봐도 포도까지 닿을 수 없었다. 그러자 여우는 "저 포도는 어차피 신 포도일 거야!"라고 투덜거리며 포기하고 가 버렸다.
- wikipedia

 

이 이야기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서 다양한 해석들이 있는 것 같다. 다양한 해석들 중에서도 나에게 가장 와닿은 해석은  '스스로 한계를 만들어 기회를 놓친 여우'이다.

1년 가까이 되는 시간을 되돌아보면 스스로 한계를 짓고 내 사고에만 갇혀 많은 기회를 떠나보낸 기분이다. 앞서 다루었던 기존의 학습 방식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아직은 부족하다"는 생각에 긴 시간 동안 하염없이 강의를 듣고 코드를 따라 치기만 했던 것 같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 아쉽다.

그리고 이러한 놓친 기회 중에는 학원을 늦게 접한 것도 포함된다.

 

어쩌면 신포도가 아닌 당도 높은 포도일지도

 

인터넷에서 검색하다 보면 국비지원 학원에 대한 좋지 못한 시각들이 많은 것 같다. 나 또한 그러한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니 국비지원 과정 또는 부트캠프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부정적인 의견에 휩쓸려 항상 고민만 하고 있던 것 같았다.

한편, 나는 매주 토요일마다 개발자 취업 준비 중인 친구와 함께 그 주 학습에 대한 간단한 리뷰와 개발 관련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전 국비지원 학원을 수료한 친구를 통해 매주 어떤 공부를 했는지 이야기를 들으면서 국비지원임에도 양질의 지식과 경험을 얻어갈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국비지원 학원이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만큼 최악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점점 들기 시작했고, 포트폴리오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프리코스를 지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한화 시스템 BEYOND SW CAMP'도 함께 지원했다. 그리고 11월 14일부터 3기 수업을 시작했다.

한화시스템 BEYOND SW캠프 모집 페이지

글을 작성하는 시점은 2주 차 과정이 모두 끝난 시점이다. 첫 이틀 리눅스 수업을 진행했던 것을 제외하면 데이터베이스 수업을 진행했고 다음 주 소규모 프로젝트를 완료함과 동시에 데이터베이스 수업은 끝이 날 것으로 보인다.

첫 이틀 수업에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제 수업에 참여한 기간은 딱 일주일이 되는데, 일주일을 참여한 뒤 느낀 소감은 매우 만족스럽다. 강사님의 수업 스타일도 마음에 들고 수업 진도가 매우 빠르게 나가고 있음에도 꼼꼼하게 짚고 넘어가는 강의가 만족스럽다. 특히 자리가 강사님 바로 앞자리여서 쉬는 시간이나 강의 도중 질문을 많이 했던 것 같은데 혼자서 공부할 때보다 빠른 피드백 덕분에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었다.

혼자서 학습할 때는 학원에서 강의하는 속도만큼의 학습 속도를 뽑아내지 못한다. 후반부에 스프링 프레임워크 수업을 진행할 때 이 속도를 따라갈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있긴 하지만 강사님 혼자 진도를 나가는 것이 아니고, 충분히 이해한 뒤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의 속도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과정이 기대된다.😆

 


일주일 간의 작은 변화

 

일주일 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보니 작은 태도의 변화가 있던 것 같다. 혼자서 독학을 할 때와는 다르게 훨씬 능동적으로 학습하게 되었다. 수업 시간 중 강사님께서 언급하시는 몇몇 키워드들을 기록해 두었다가 귀가 후 집에서 추가적으로 자료를 서칭 후 학습을 한다거나, 특히 이번 주 강의했던 주제들 중 인덱스와 동시성 이슈 등은 평상시에도 추가적인 공부를 해보고 싶었던 내용들이었기 때문에 즐겁게 학습할 수 있었다.

또한, 이번 주 데이터 모델링 실습을 하면서 평상시 갈증을 느끼던 아키텍처에 대한 궁금증도 함께 풀어보고자 토요일에는 교보문고에 방문하여 "가상 면접 사례로 배우는 대규모 시스템 설계 기초" 라는 제목의 책을 한 권 구매했다. 구매하자마자 1장만 읽어보았는데 평상시 너무 궁금했던 내용이라 그런지 정말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블로그에 글로 풀어내야 하는데 언제 다 풀어낼지 걱정이다...😳

 

앞으로

 

국비지원 과정에 참여하면서 한 가지 중요한 걱정거리는 개인 학습 시간 확보이다. 최대한 집에 가서 따로 복습하지 않고 수업 시간 내에 모두 마치려고 하는데, 결국 집에 가서도 조금은 복습에 시간을 할애하게 되다 보니 집에서 개인 학습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애매해지는 것 같다. 이번 주에는 그래서 지하철 안에서 핸드폰으로 프로그래머스 SQL 코테 문제도 풀어보고 CS 강의도 듣는 등 최대한 활용을 해보려고 했으나, 아무래도 책상에 앉아서 학습하는 것만큼 효율이 높지 못하다고 느꼈다.

항상 블로그에 좋은 글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한화시스템 SW 캠프'에서도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을 장려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의 커리큘럼을 핑계 삼아 일주일에 회고 1편과 학습한 내용에 대한 글을 최소한 1편 이상 써보려고 한다. 우선은 "좋은 글"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꾸준하게 쓰는 것에 집중해 보면 좋을 것 같다. 1편의 글을 완성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계속 쓰다 보면 조금씩 시간이 단축되지 않을까?